현재 전 세계 칩 제조시설, 건설·운영 비용 싼 대만·한국·중국에 집중
"10년간 연방정부가 인센티브 주면, 칩 제조시설 19개 생기고 일자리 7만개 창출"
미국 반도체 업계에서 향후 10년간 미국 연방정부에서 500억달러(약 58조원)를 투자하면, 새로운 칩 제조시설 19개가 건설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가 나온 시점이 미국이 화웨이 추가 제재를 발효하며 중국 기술굴기 견제를 노골화한 직후인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의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기조를 유지해온 만큼 실제 미국이 이런 방향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지 주목된다.
보고서는 500억달러를 투자하면 향후 10년간 19개의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팹)과 7만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도 했다. 현재 미 의회는 중국의 국가·경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제조·연구 등에 상당 금액을 투자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전체 48%를 차지하면서도 제조능력은 12%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제조 75%가 대만, 한국, 싱가포르, 중국 등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미국에 새 팹을 지을 때보다 대만, 한국, 싱가포르에서 팹을 건설·운영할 경우 비용을 30%가량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 대비 팹 건설·운영 비용이 최대 50%까지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 비용 차이의 40~70%가량은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즉, 다른 국가들처럼 대지, 건설, 임금, 법인세 등에 혜택을 주면 미국에서도 얼마든지 칩 제조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는 설계만 집중하고, 제조는 해외로 내보냈던 게 그동안 미국의 반도체 산업정책이었으나,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반도체는 다른 산업과 달리 제조 인프라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설계를 잘하면서도 제조 문제로 칩 출시가 지연돼 일부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맡기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키이스 잭슨 SIA 의장 겸 온세미컨덕터 회장은 "미국 반도체 제조를 위한 연방정부의 인센티브는 미국 경제력, 국가 안보, 공급망의 안정성, 감염병 대응 등에 대한 투자"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수십년째 뒷걸음질 치고 있는 미국 제조능력을 되돌리고, 미국을 세계에서 반도체 생산의 최적지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SIA는 매출 기준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의 95%를 대변하는 협회다.
앞서 15일 미국은 미국 기술·장비를 이용해 미국과 제3국에서 생산된 모든 종류의 반도체는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와 계열사로 판매하는 길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 전체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통신장비 사업이 1987년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된 상황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타깃이 된 배경에는 중국의 기술굴기 야심인 '중국 제조 2025'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로봇·항공기 등 첨단 산업에서 세계 패권을 잡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초창기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보조금 지급 등으로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한편으로는 반도체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 본국 회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화웨이를 주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회사인 대만 TSMC도 미국 제재로 거래가 끊긴 뒤, 120억달러(약 14조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초미세공정 칩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September 18, 2020 at 09:40AM
https://ift.tt/2EapDMD
화웨이 때리던 트럼프의 야심? "반도체 제조강국 회귀… 10년 동안 58조 투자해야" - 조선비즈
https://ift.tt/3dUw0Ai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