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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5, 2020

등에 경찰 총 맞아 숨진 흑인…경찰 총기사용 재량권 시험대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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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시 결과, 뒤쪽에서 두 발 맞아
“테이저건 쏴 남용 아냐” 주장 속
총 쏠 만큼 위험, 급박한 상황이냐
경찰 총기사용 정당성 논란 커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찰청 앞에서 14일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시위에서 한 남성이 그동안 경찰의 과잉진압 도중 숨진 수많은 이들의 이름과 함께 ‘너무나 많은 이들이 희생됐으나 여전히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찰청 앞에서 14일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시위에서 한 남성이 그동안 경찰의 과잉진압 도중 숨진 수많은 이들의 이름과 함께 ‘너무나 많은 이들이 희생됐으나 여전히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다’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웬디스 매장 바깥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던 음주 단속이 순식간에 돌변해 총성으로 끝났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이후, 경찰이 공개한 당시 영상 내용을 취재한 <에이피>(AP) 통신은 이 한 문장으로 당시 사건을 정리했다. 이날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검시소는 브룩스가 뒤쪽에서 두 발의 총을 맞았고, 이 중 등에 맞은 총상으로 인해 장기 손상과 출혈이 일어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테이저건을 들고 도주를 시도했지만 과연 총을 쏴서라도 브룩스를 잡아야 할 만큼 당시 상황이 위험하고 긴박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경찰에게 부여된 광범위한 총기 사용 재량권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14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날 두 경찰관의 몸에 부착된 보디캠과 경찰차 블랙박스 영상, 그리고 패스트푸드 매장 ‘웬디스’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공개됐다. 이를 종합해보면, 브룩스는 사건 초반 출동한 경찰의 지시에 협조적으로 따르고 있다. 그는 드라이브스루에서 차를 빼 주차장에 대고, 음주 측정을 하자는 경찰의 요구에 “그저 조금 마셨다. 그게 다”라며 순순히 응한다. 상황이 바뀐 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조지아주법 만취 기준인 0.08을 웃도는 0.108로 나온 뒤부터다. 경찰관이 “운전하기에 너무 많이 마셨다”며 수갑을 채우려 하자, 갑자기 브룩스가 도망치려 하며 몸싸움이 시작됐다. 보디캠이 바닥에 떨어진 이후 다른 카메라에는 브룩스가 도주하다가 몸을 돌려 테이저건으로 보이는 물체로 경관을 겨냥하는 모습이 잡힌다. 경찰이 총을 겨누는가 싶더니, 이후 브룩스가 땅바닥으로 쓰러진다. 영상 공개 이후, 브룩스에 대한 경찰의 총기 사용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이미 몸수색을 통해 브룩스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데다, 경찰이 브룩스의 차를 갖고 있는데 도주해봐야 어딜 간다고 총까지 쏘느냐”(민주당 소속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는 비판이 거세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풀턴카운티 폴 하워드 검사도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브룩스는 누구에게 어떤 종류의 위협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죽음까지 이른 것은 불합리한 것 같다”며 “경찰이 어떤 이유로 발포했는지에 따라 기소 혐의에 살인, 과실치사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팀 스콧을 비롯한 반대 측에선 브룩스의 테이저건 탈취 및 사용 등을 문제 삼아, 똑 떨어지는 경찰의 권한 남용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브룩스 가족 쪽 변호사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은 그간 테이저건 사용의 위험성이 문제가 될 때마다 경찰이 ‘치명적 무기’가 아니라고 강변해오지 않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참에 지지부진했던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내 경찰의 총기 사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도, 경찰의 이런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비판이 최근 사태로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를 보면, 지난해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004명이다. 인구 1천만명당 31명꼴이다. 2014년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18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진 이후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일었지만, 이후 5년간 매해 이 수치는 1천명 선에서 줄지 않고 있다. 반면, 2005년 이후 15년간 총격 살인 또는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된 경찰 수는 모두 110명에 불과하다. 특히 실제 처벌을 받은 이들은 27명(살인 5명, 과실치사 22명)으로 더 적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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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5, 2020 at 05:4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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