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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7, 2020

막 오른 '달 탐사 2.0'… 美, 中우주굴기 견제 8개국 연합체 결성 - 문화일보

dalamlima.blogspot.com
▲  그래픽 = 송재우 기자

■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美, 日·英·캐나다 등과 협정 체결 ‘세력화’ … “우주공간이 美·中 패권 전쟁터” 지적
나사, 비용절감 위해 14개 기업과 협력 … 달 식민지화·자원 채굴 경쟁 심화될 듯

1969∼1972년 진행된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달 탐사 2.0’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2024년 우주인 2명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류의 달 개척 경쟁이 다시 본격화한 것. 그리스 신화 속 아폴로 신의 쌍둥이 여동생인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딴 이번 계획에 따르면 나사는 오는 2021년 11월 달 궤도 무인 비행에 나서고, 2023년 달 궤도 유인 비행을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2028년까지 인류가 상주하는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달에서 인간의 거주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노키아와 손잡고 4세대(G) 통신망을 설치하는 계약까지 맺었다.

◇달 자원 경쟁 시작…화성의 우주 식민지 건설이 장기 목표=이번 프로젝트는 단지 인간을 달로 보내는 것을 넘어 사실상 달을 식민지화하고 우주를 자원의 보고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 담겨 있다. 달에는 헬륨3·우라늄·백금 등 희귀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첨단 전자제품과 군사용 무기에 들어가는 필수 광물 자원인 희토류가 있어 자원 채굴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10월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나사(미 항공우주국) 존슨우주센터에서 연구원 크리스틴 데이비스(오른쪽 두 번째)와 더스틴 고머트(〃 첫 번째)가 각각 달 표면 탐사 시 착용하는 선외활동복(xEMU)과 지구 귀환 시 우주선에서 입는 오리온 크루 생존 시스템 슈트(OCSS)를 선보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 나사 홈페이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주에서의 자원 개발을 장려하는 행정명령에서 “미국은 우주를 공유지로 보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우주에 있는 자원을 상업적으로 탐험·발견·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나사는 지난달 민간기업이 달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최대 2만5000달러(약 2967만 원)에 사겠다는 제안을 하며 달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케이시 드라이어 미국행성협회 수석고문은 “이번 계획의 중요성은 금전적 인센티브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천체 물질을 수집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법적 선례를 만드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화성 유인 탐사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초전이기도 하다. 달은 운석이 쏟아지는 데다 낮에는 150도, 밤에는 영하 190도일 정도로 일교차가 커서 환경이 척박하다. 이를 역으로 이용해 나사는 달을 화성의 극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 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재정 부담 덜고 산업 경쟁력도 높여=나사가 아폴로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행했다면, 이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선 스페이스X, 록히드마틴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14개 미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미국의 우주개발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사가 민간 참여를 확대한 이유는 우주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나사는 2000년 이후 민간이 추진하는 우주 프로그램과 우주 수송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우주발사체를 1회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9000만 달러(11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한데, 이 대신 총상금 1000만 달러(121억7000만 원)를 지원하며 로켓 제작을 주제로 한 ‘안사리 엑스 프라이즈’(Ansari X Prize) 등을 개최해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열었다.

민간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미국의 우주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됐다. 화성 식민지 건설이라는 꿈을 가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다. 스페이스X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개발해 경제성을 갖춘 민간 우주탐사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 시절 우주탐사 개발 동아리 회장을 지냈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블루오리진을 설립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13일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캡슐을 탑재한 로켓 뉴 셰퍼드3의 7번째 재활용 시험 비행에 성공해 새로운 우주관광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 우주굴기 견제…8개국 연합체로 세력화 시도=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우주개발 최강국으로 올라선다는 중국의 ‘우주굴기’를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주 공간이 미·중 패권경쟁의 전장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은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무인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킨 데 이어 2024년에는 창어 7호를 달의 남극에 보낼 계획이다. 당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달에 인류를 보내는 기한은 2028년까지였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4년 당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우주군을 창설하고 “우주는 전 세계의 최신 전쟁 영역”이라고 강조하면서 미·소 냉전기인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행정부가 검토했던 스타워즈 구상이 부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일본·영국·호주·캐나다·이탈리아·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UAE) 등 7개국과 아르테미스 협정을 체결해 달 탐사 연합체도 만들었다.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으로 구성된 이 연합체로 우주에서의 세력화가 일어나는 모양새다. 미국 현행법상 나사는 중국과 어떠한 형태의 양자 협정도 체결하는 것이 금지됐는데, 이를 두고 “미국이 우주탐사 경쟁국인 중국을 배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사장은 아르테미스 협정에 대해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진 또 다른 침략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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