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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24, 2020

“여성과 남성의 심장은 다르다” – Sciencetimes -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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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뛰는 심장은 인체에서 가장 신비한 기관 가운데 하나다. 심장의 꾸준한 박동은 단순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놀랍도록 복잡한 ‘세포들의 공연’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오케스트라처럼 수천 개의 세포들이 개별 역할을 마스터한 뒤, 모두가 모여 우아한 교향곡을 연주해낸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이 ‘심장의 교향곡’에 참여하는 거의 50만 개에 달하는 인간 심장 세포들을 나타내는 한편, 각 세포들의 역할을 식별할 수 있는 지도 모음인 ‘심장 세포 아틀라스(atlas)’를 만들어냈다.

미국 하버드대를 비롯한 국제연구팀은 기증받은 14개의 건강한 심장에서 6개 구역을 조사해 세밀한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세계인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장병 연구의 새로운 비교 기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24일 자에 발표됐다. <관련 동영상>

국제연구팀이 제작한 심장 세포 아틀라스에 표시된 심장 그림. 이번 아틀라스 제작으로 심장병 연구에 새로운 비교 기준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 www.heartcellatlas.org

심장 분야의 ‘기념비적 연구’

미국 하버드대 심장 유전학자 겸 브리검 앤드 여성병원 심혈관 유전학센터장이자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연구원인 크리스틴 사이드먼(Christine Seidman) 교수는 “여러 유형의 심장병에서 심장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상태가 정상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이번 연구 의의를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워싱턴대 의대(세인트루이스) 심장학자인 더글라스 만(Douglas Mann)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기념비적(monumental)’”이라며, “심장 연구분야에서 엄청나게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장 세포는 연구하기가 특히 어려운 것으로 입증돼 있다. 일부 암세포나 다른 기관의 조직과 달리 심장 세포는 실험실에서 무한정 성장시켜 연구할 수가 없다. 때문에 많은 심장 연구가 인간의 심장과 중요한 차이점이 있는 실험용 쥐의 심장을 사용해 이루어진다.

또 건강한 인간 심장은 대부분이 심장 이식에 사용되기 때문에 구하기도 어렵다. 사이드먼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이식에서 거부되고 연구를 위해 냉동된 심장을 활용했다.

박동하는 인간 심장의 세부 모습을 캡처한 그림. 근육 수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초록색으로 표시했다. 새로운 심장 세포 지도는 이 단백질과 함께 심장 내 다른 위치에 있는 것들도 보여준다.

연구팀은 먼저 모든 심장 세포의 개별 특성을 정의하기 위해 고효율 시퀀싱 방법을 사용했다. 그런 다음 14개(남성 7개, 여성 7개) 심장의 6개 구역에 있는 세포들을 지도화했다.

사이드먼 교수는 “이번에 처음으로 각각의 심장 세포들이 어떤 집단에 속하는지를 알기 위해 세포마다 ‘우편번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의 다양성 발견

연구팀은 또 각 세포들의 기능에 대한 분자적 세부사항을 수집하기 위해 형광 마커를 사용해 심장세포들의 RNA 수준을 분석했다. 만 교수는, 이 방법으로 세포가 어디에 있는지뿐만 아니라 어떤 단백질을 생산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 연구에 특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아틀라스로 병든 심장과 건강한 심장을 비교해 차이점을 찾아내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도 모색할 수 있다는 것.

심장 세포 아틀라스에서 6개의 심장 구역, 즉 좌우 심방 및 심실과, 심장 끝(apex) 및 심실 중격에 있는 세포 유형을 색깔별로 나타낸 그림. © www.heartcellatlas.org

이번 연구에서는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심장을 연구했으나, 새 지도는 생물학적으로 몇 가지 놀라운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심장의 여러 부분에서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세포의 다양성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건강한 심장에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여성은 심근세포(cardiomyocyte)라고 불리는 심장 근육 세포의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

사이드먼 교수는, 이 점을 감안하면 심장 세포들이 성별 사이의 심장병에 차이를 나타내는 단서를 지니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휴 왓킨스(Hugh Watkins) 영국 옥스퍼드대 심장학자는 “이번 심장 지도에서,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이 인간의 심장 조직을 구성하는 한편, 심장 안의 구역별로도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심장의 놀라운 이질성(heterogeneity)을 보게 된다”며, “심장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기관”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새로 제작한 인간 심장세포 지도 자료에 접속할 수 있는 ‘심장 세포 아틀라스’ 홈페이지(https://ift.tt/305iXY7). © www.heartcellatlas.org

“다양한 인구군으로 아틀라스 확장할 예정”

‘인간 세포 아틀라스 계획(Human Cell Atlas)’의 하나로 진행된 이번 아틀라스 제작 연구는 인체의 모든 세포 유형을 지도화하기 위한 ‘찬 저커버그 계획(Chan Zuckerberg Initiative)’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사이드먼 교수는 “이번 연구 작업을 위해 큰 마을 하나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아틀라스 데이터베이스를 창출하기 위해 심장 수술 전문가로부터 전산 생물학자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제연구팀으로 동참했다.

이번 연구에서 생성된 모든 자료는 심장 세포 아틀라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찾아볼 수 있다.<관련 사이트>

사이드먼 교수팀은 다음 연구작업에서 이 아틀라스를 더욱 다양한 인구군으로 확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심장은 모두 백인 기증자들의 것이었다.

연구팀은 또 건강한 심장 세포에서 만들어진 단백질과 심장 질환에 걸린 세포에서 생성된 단백질과의 비교 연구를 시작했다.

웟킨스 교수는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은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들이 어떻게 미세하면서 기능성이 요구되는 수준에서 서로 잘 조화를 맞춰가는가 하는 점”이라며, “이것은 또 다른 야심찬 연구 목표지만, 이번 아틀라스가 놀라운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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